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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킨슨을 마주하다] 3편 — 파킨슨병 환자, 밤에 잠 못 드는 이유와 RBDQ-KR 이야기

지혜zip 2025. 6. 30. 15:03

✅ 현실적인 수면장애 이야기 (파킨슨병)



며칠 전 외래에서
70대 파킨슨 환자분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그분이 진료실에 들어오자마자
조심스럽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간호사님…
밤마다 악몽을 꾸고,
자다가 벌떡 일어나서 남편을 때리기도 했어요.
이게 파킨슨병 때문이 맞나요…?”


나는 환자분께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네. 파킨슨병에서는
렘수면 행동장애라는 게 흔히 생길 수 있어요.

🛌 렘수면 행동장애란?


사람은 잠을 잘 때
**렘수면(꿈꾸는 단계)**이 나타나는데,
원래는 꿈을 꿔도 몸은 움직이지 않게
마비 상태로 바뀌는 게 정상이다.

그런데 파킨슨병에서는 이 기능이 잘 안 돼서
꿈속에서 본 대로

• 손을 휘두르거나
• 소리를 지르거나
• 일어나 돌아다니는 행동

같은 게 실제로 일어난다.

이런 것들 때문에 파킨슨병을 앓고 있는 환자분들 중 다수는 부부가 각방을 쓰는 분들이 많다고한다.
(아래에서 자세하게)


✅ 현실적인 환자 사례


실제로 내가 본 환자분 중 한 분은
꿈속에서 도둑이 들어왔다고 생각해
남편을 밀쳐서 침대에서 떨어뜨린 적도 있었다.

또 다른 환자분은

“자다가 팔을 휘둘러서
아내가 얼굴에 멍이 든 적이 있었어요.”

라고 고백하기도 했다.

이런 얘기를 들으면
파킨슨병은 단순히 몸이 느려지는 병이 아니라,
가족 모두의 일상까지 뒤흔드는 병이라는 게 다시 한 번 실감난다.


🌙 잠을 못 자는 또 다른 이유


렘수면 행동장애 말고도
파킨슨 환자들이 잠을 잘 못 자는 이유는 여러 가지다.

몸이 뻣뻣해져서(경직) 자꾸 뒤척이지 못한다.
소변이 자주 마려워 밤중에 화장실에 여러 번 간다.
파킨슨 약물 부작용으로 불면증이 생기기도 한다.
우울감이나 불안으로 깊은 잠에 못 드는 경우도 많다.


✅ RBDQ-KR 검사란?


진료보눈 환자분들이 이런 이야기를 하시면
RBDQ-KR 설문을 권유하곤 한다.

RBDQ-KR은
렘수면 행동장애 질문지의 한국어 버전으로,
환자 본인 혹은 보호자가 작성할 수 있다.

총 13문항으로 구성되어 있고,
내용은 아래와 같다.


📝 RBDQ-KR 주요 문항 예시


• 자면서 손이나 발을 크게 움직인다.
• 자다가 주먹질, 발길질, 소리를 지른 적이 있다.
• 잠자는 중 다른 사람을 다치게 한 적이 있다.
• 자는 동안 꿈속 상황을 그대로 행동으로 옮기는 것 같다.
• 이런 행동으로 본인이 깬 적이 있다.

등을 체크하게 되어 있다.


✅ 점수 해석


• 점수가 높을수록 렘수면 행동장애 가능성이 높다.
• 하지만 설문만으로 진단이 끝나는 건 아니며,
필요한 경우 수면다원검사(PSG) 를 추가로 권유한다.


✅ 간호사로서 느끼는 현실


나는 연구간호사로서
RBDQ-KR 설문을 설명할 때
환자분들이 이런 말을 하시는 걸 자주 듣는다.

아, 나만 그런 줄 알았는데
다른 사람들도 다 그런가 봐요.


이 설문 하나로
환자분이 혼자만 이상한 게 아니라는 안도감을
가질 때가 많았다.

그리고 수치로 정리되면
의사 선생님이 약물 조절할 때도
큰 도움이 된다.


간호사로서 현실 팁


나는 연구간호사로서 환자분들에게 항상 이렇게 이야기한다.

“파킨슨 환자의 수면장애는
절대 나이 탓이 아닙니다.
반드시 치료와 관리가 필요해요.”

그리고 꼭 말씀드리는 관리법은 아래와 같다.


✅ 수면 관리법


낮에 가벼운 운동하기
→ 낮에 몸을 움직여야 밤에 숙면을 잘 취할 수 있다.

낮잠은 30분 이내
→ 낮잠을 오래 자면 밤에 더 못 잘 수 있다.

• 카페인 줄이기
→ 특히 오후 이후에는 커피, 녹차도 피하기

• 취침 전 스마트폰 멀리하기


✅ 약물도 중요하다


렘수면 행동장애가 심한 환자분들에겐
약물 치료가 도움이 될 때도 있다.

특히 클로나제팜이나
가벼운 수면제 등을 사용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약물도 꼭 전문의 상담 후에 사용해야 한다.


마무리


나는 병원에서 매일 파킨슨 환자들을 만나면서
수면장애로 고생하는 분들을 볼 때마다
마음이 무거워진다.

“손 떨림보다
밤에 잠을 못 자는 게 더 괴롭다.”


라는 환자분들의 말이
늘 귓가에 맴돈다.

파킨슨병은 수면까지 흔들어 놓는 병이지만,
조금만 관심과 관리로
훨씬 나은 일상을 살 수 있다는 걸
꼭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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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연구간호사로서의 경험과 자료를 바탕으로 작성한 정보 제공용 글입니다. 진단이나 치료를 대신할 수 없으며, 건강 관련 결정은 반드시 전문의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출처: 대한파킨슨병·이상운동질환학회, 2023)
(출처: Movement Disorders Society, 2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