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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킨슨을 마주하다] 4편 — 파킨슨병 환자 마음의 병, 우울증과 불안 이야기

지혜zip 2025. 7. 1. 17:26


며칠 전 외래에서
파킨슨 환자분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그분이 눈시울을 붉히며
조심스럽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간호사님…
몸이 느려진 것도 힘들지만
요즘은 마음이 자꾸 무너져요.
아무것도 하기 싫고,
세상에 나 혼자 남은 기분이에요.”

솔직히 파킨슨병 하면
많은 사람들이 손 떨림, 몸이 굳는다 같은
운동 증상만 떠올린다.

하지만 내가 매일 병원에서 마주하는 환자분들은
마음의 병 때문에 더 힘들어했다.


파킨슨병과 우울증·불안


파킨슨병 환자 3명 중 1명
우울증이나 불안 증상을 겪는다고 알려져 있다.

  • 기운이 없고 의욕이 사라진다.
  • 내가 쓸모없는 사람 같다는 생각이 든다.
  • 이유 없이 불안하고 초조하다.
  • 눈물이 자주 난다.
  • 잠이 잘 오지 않는다.


이러한 기분이 잠깐이 아닌 지속되는 경우
상담을 받아 보는 것이 좋다.


✅ HADS 검사 이야기

 


신경과 진료 중 파킨슨 환자분들에게
종종 HADS (Hospital Anxiety and Depression Scale, 병원우울·불안척도) 검사를 함께 진행한다.

“요즘 아무것도 하기 싫은가요?”
“괜히 불안하거나 조마조마한 적이 있나요?”
“이유 없이 기분이 가라앉은 적 있나요?”


이런 질문들을 드리면
환자분들은 천천히 답하시다가
문득 눈물이 고이는 경우가 많았다.


✅ 환자들의 현실 이야기


내가 만난 어떤 환자분은

“사람들이 나를 쳐다보는 것 같아
외출도 무섭다.” 라고 하셨다.


또 어떤 분은

“옛날에는 웃음도 많고
활달했는데,
지금은 아무것도 하기 싫다.”
라고 고백하셨다.


그리고 정말 많은 분들이
나에게 이렇게 물으신다.

“간호사님, 왜 하필 나한테 이런 병이 온 걸까요?
나는 그런 사람도 아닌데…
너무 비참해요.
차라리 암이면 낫지,
이런 병은 너무 괴로워요.”


이렇게 말씀하시며
참지 못하고 우시는 환자분들이 정말 많았다.

그렇게 말씀하시면 바쁜 와중에도 그 분들의
진심이 전해져
내 가슴이 찢어지는 것 같았다...


✅ 왜 우울·불안이 생기나요?


파킨슨병은 뇌의 도파민뿐 아니라
세로토닌, 노르에피네프린 같은
기분을 조절하는 신경전달물질도 함께 줄어든다.

  • 몸이 느려져 생활이 불편해지면서 마음까지 무거워지기도 한다.
  • 약 부작용 때문에 기분 변화가 생기는 경우도 있다.

✅ 내가 전하고 싶은 이야기


나는 연구간호사로 일하면서
이런 이야기를 하루에도 수없이 듣는다.

그럴 때마다 환자분들께
이렇게 말씀드리곤 한다.

“선생님 잘못이 아니에요.
이 병은 뇌에서 기분을 만드는 물질도 줄어들어서
마음이 같이 힘들어질 수밖에 없어요.

힘들다고 이야기해 주셔서 정말 감사해요.
이렇게 이야기해 주셔서
선생님은 혼자가 아니라는 걸
저도 느낄 수 있어요.

우울과 불안은 관리할 수 있는 병이에요.
지금처럼 조금씩만 이야기해 주세요.
저도 선생님 옆에 있겠습니다.”


사람들은

“간호사님이 무슨 말을 해줄 수 있겠어요.”
라고 하시지만,
나는 말로 그들을 진심으로 안아주는
것만으로도
조금은 위로가 될 수 있다고 믿는다.

어떻게 관리할 수 있을까?

 

✔️ 말로 표현하기

 

  • 가족에게 마음을 솔직히 말하기
  • 주치의, 간호사에게도 이야기하기

✔️ 규칙적인 생활

 

  • 매일 일정한 시간에 일어나기
  • 가벼운 산책, 운동하기

✔️ 약물 치료도 가능

 

  • 필요하다면 항우울제나 항불안제 복용 가능. (주치의 상담하에)
  • 무조건 “마음먹기에 달렸다”로 넘기지 않기

✔️ 상담 치료

 

  • 정신건강의학과 상담도 큰 도움이 된다.
  • 상담을 받으면 약물 조절도 훨씬 수월해진다.

✅ 간호사로서 현실적인 이야기


나는 연구간호사로서
파킨슨병 환자분들이
“몸 때문에 힘들다”보다
“마음 때문에 힘들다”라고 말하는 걸
더 자주 듣는다.

“나는 이제 아무 쓸모없는 사람이 된 것 같아요.”


라는 환자분들의 말이
늘 내 마음을 무겁게 한다.

하지만 나는 꼭 전하고 싶다.

“파킨슨병은 몸만 힘든 병이 아니에요.
마음도 함께 힘들 수 있어요.
하지만 이 병은
마음도 치료할 수 있는 병이에요.

선생님이 오늘 이야기해 주신 용기가
이미 치료의 시작이에요.

혼자 계시지 마세요.
저는 선생님들 곁에 있을 겁니다.”

마무리


혹시 주변에 파킨슨병으로
마음이 무너져 힘들어하는 분이 있다면
“나이 들어서 그렇다”라고 넘기지 않았으면 좋겠다.

우울과 불안도 관리할 수 있다.


다음 글에서는 파킨슨병과 자율신경계증상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파킨슨을 마주하다] 5편 — 파킨슨병 환자의 숨겨진 고통, 자율신경계 증상 이야기 - https://click-jye.tistory.com/m/12

 

[파킨슨을 마주하다] 5편 — 파킨슨병 환자의 숨겨진 고통, 자율신경계 증상 이야기

며칠 전 외래에서파킨슨 환자분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그분이 작게 한숨을 쉬며조심스럽게 이렇게 말씀하셨다.“간호사님…몸이 느린 것도 힘든데사실 요즘은 화장실 가는 게 제일 두려워

click-jye.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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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연구간호사로서의 경험과 자료를 바탕으로 작성한 정보 제공용 글입니다. 진단이나 치료를 대신할 수 없으며, 건강 관련 결정은 반드시 전문의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